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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임신이야기

시험관아기 시술 1차 : 난자채취 과정, 후기, 현재는?

by 뭉글몽글 2023. 9. 6.

 

난자채취 후기에 대해 궁금하신 분이 있을 것 같아서 후기 남겨요.

 

7/26 생리 > 8/7 난자채취, 생리 2일 차부터 주사&약을 시작했고 생리 13일 차에 난자 채취를 했습니다.

 

 

 

난자채취 직전 처방 및 준비사항

1. 데카펩틸 주사 3개 : 수술시간으로부터 정확히 35시간 전에 맞아야 합니다. 8/7 오전 8시 40분 수술이므로 8/5 오후 9시 40분에 맞았습니다.

2. 독시사이클린 약 : 수술 전날부터 1정씩 복용합니다. 이 약은 총 8정을 처방해 주시므로 8일간 복용하게 됩니다.

3. 수술 전날 밤 12시부터 물 포함 금식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심결게 물 먹지 마세요.

4. 손톱, 발톱 매니큐어 모두 제거해야 하며 귀금속 모두 제거해야 합니다.

5. 남편의 경우 약 2일 전부터는 금욕, 금주, 금연해 주세요.

 

 

난자채취 당일

오전 8시 40분으로 수술시간이 잡혀있어서 2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배우자와 함께 수술 동의서 작성과 유의사항을 간단히 들었습니다. 이때 RI 카드를 주시는데요. 내 거 하나, 남편 거 하나 각각입니다. 이 카드는 다음 시술이 있을 경우 꼭 필요하므로 분실하지 않아야 하고, 다음 시술부터는 지참하고 수술실로 와야 해요.

 

그리고 남편은 정액 채취실로 가고, 저는 시술실로 들어갔습니다. 대부분 당일 정자 채취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부 냉동정자가 있는 경우 수술 전 말씀드려야 합니다.

 

여자는 시술은 약 5분~10분 내로 짧게 진행되지만, 환복 > 마취 > 시술 > 회복까지의 전체 과정이 있어서 1시간 정도 소요 된다고 해요.

 

 

저도 시술실로 들어가서 안내에 따라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모자도 썼습니다.

대기의자에 저 포함 세분정도 앉아계셨는데, 시간이 되면 간호사가 나오셔서 이름/생년월일/오늘 받는 시술의 목적을 확인하시고 링거 바늘을 꽂아 주세요.

저는 수면마취가 잘 되지 않는 특이 타입이라 마취용량 조절을 위해서 몸무게 확인까지 했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그날의 첫 수술자여서 대기 없이 정시에 시작된 것 같아요.

핸드폰을 모두 사물함에 뒀던 터라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없었지만요.

 

이름이 호명되고 베드에 누워있으면, 담당 교수님께서 오셔서 간단히 인사를 하시고요.

이름/생년월일/배우자이름/오늘 받는 시술이 무엇인지 여쭤보십니다.

 

저는 시험관 시술이 처음인지라 어떤 배양이 베스트일지 몰라서 4일 배양, 5일 배양 반반으로 진행하기로 했었어요. 반반이 되는지 몰랐지만 어찌 됐던 5배가 안 나올지도 모르니 4배를 차순위로 두려고요.

 

교수님께서도 4배 5배 반반으로 하긴 하지만 최대한 5배로 진행시켜 보겠다고 말씀하시고 시술이 시작됩니다.

 

수술일은 매우 분주하고요. 간호사분도 너무 많으시고 다들 준비하시느라 정신없어요.

 

링거에 어떤 어떤 마취약을 투입한다고 말씀하시면서 투약을 했고. 천장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어요.

두 번째로 어떤 마취약을 투입한다고 말씀하시고도 천장을 응시하고 있다가 마취가 되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는 회복실에 들어가면서 눈을 떴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아랫배가 너무 아팠고, 토할 것처럼 속이 울렁거리고, 두통이 심했어요.

눈 뜨자마자 눈물이 주룩주룩..

 

눈물이 왜 이렇게도 흐르던지요.

 

 

간호사 분을 여러 차례 오셔서 괜찮은지 어디서 불편한지 물어보시더라고요.

배가 아파요.. 머리가 아파요.. 울렁거려요.. 다 얘기했더니 마약성 진통제여서 울렁거릴 수 있다고 주사를 한대 놔주셨어요.

 

그리고 배가 아픈 건 채취된 난자 개수가 많으면 아플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많이 아프면 초음파로 확인을 해 보셔야 한다고 했는데..

당시에는 몇 개가 채취 됐는지 몰랐지만 배가 아픈걸 보니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후에 울렁거리던 속이 진정되어서 간호사님을 불렀고, 질에 넣어둔 붕대를 빼주시는데... 아찔하게 아픕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후두루루루루로 탁. 후두루루루루 탁. 두 번의 붕대를 빼셨어요.

 

붕대 때문에 아팠나 생각 중이었는데, 제가 누운 베드를 데리고 다시 수술실로 들어가 초음파를 해 보시더니 피가 조금 고여있는데 지금 당장 사라지는 건 아니고 조금씩 흡수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일주일 이상 아랫배가 아플 수 있다고 하셨어요.

 

채취하면서 출혈이 있었나 봐요.

 

다시 회복실로 옮겨져서 쉬고 있을 때, 채취된 난자는 32개라고 알려주셨어요.

오.. 26개 정도 예상된다고 말씀해 주셨었는데 그보다 많이 채취된 것 같아요.

 

몸은 괜찮아지면 귀가하시라는 말을 듣고 조금 더 누워있다가 귀가했습니다.

아니, 조금 더 울다가 귀가했습니다.

 

회복실에서 두 시간을 울다 나왔어요.

너무 울고 있으니 어느 간호사분이 걱정되셨는지 휴지도 가져다주시고, 어디가 아픈지 불편한지 물어봐 주셨어요.

 

제가 회복실에서 울고 있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던 남편은 가장 먼저 들어간 저만 안 나오니 많이 불안했었나 봐요.

 

안 그래도 남편이 걱정할 것 같아 빨리 나오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더라는..

 

저보다 늦게 회복실로 오신 분들이 먼저 귀가하시는 것을 보고, 나도 귀가를 해야겠다 싶어서 몇 번 일어나려고 하다가 머리가 뱅글뱅글 돌아서 다시 누웠어요.

 

그리고 채취 난자 개수 알려주시면서 주의사항 안내장을 주실 때에는 처방약은 따로 없으니 귀가하시고 이온음료 많이 챙겨드시라고 말씀하셨었는데,  환복 할 때 간호사분이 뛰어 오시더니 처방약이 갑자기 생겼다고 기다렸다가 처방전 받아서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지난번 했던 피검사 수치가 높다고 하신 것 같은데.. 당시에도 정신이 혼미해서 기적이 잘 나지 않네요. 프로게스테론 수치를 말씀하시는 거냐고 여쭤보니 그렇다고 하셨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ㅠ

 

처방약은 보령바이오아스트릭스캡슐 아침 1정, 카버락틴정 자기 전 1 정이었습니다.

 

약에 대한 설명을 들으러 진료실로 가서 교수님 담당 간호사님께 여쭤보았는데 채취 난자가 많으면 복수가 찰 수 있는데, 이 약이 복수가 차지 않게 방지해 주는 약이라고 하셨어요.

 

약이 두 갠데, 하나는 복수 차지 말라고 먹는 거고 하나는 프로게스테론수치 높아지지 말라고 먹는 건지.. 애매하네요.

 

난자채취

 

아무튼 저는 복수 차기 싫어서 꼬박꼬박 꾸준히 복용했어요.

그런데 카버락틴.. 이 녀석 장난 아니던데요. 아래 포스팅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2023.08.23 - [임신정보] - 난자 채취 후 먹는 카버락틴 부작용 : 변비 해결방법(푸룬주스 효과는?)

 

난자 채취 후 먹는 카버락틴 부작용 : 변비 해결방법(푸룬주스 효과는?)

저는 이번에 난자 채취 후 처방받은 카버락틴이라는 약 때문에 변비로 고생했습니다. 살면서 변비에 변자도 모르고 살았던 터라.. 꽤나 힘들었네요. 난자를 채취했다고 해서 모든사람이 카버락

everyuniverse.tistory.com

 

 

 

채취 후 통증은 언제까지?

채취날을 포함 3일 정도 어기적 어기적 기어 다녔고 일상생활 불가능했어요.

국민 채취음료라는 이온 더핏제로 500ml 하루에 4개씩 꾸역꾸역 마시고, 화장실도 자주 갔어요.

화장실 갈 때마다 통증이 있었습니다.ㅠ

 

복수가 찬 건지 배가 볼록해서 평소에 입던 바지는 입을 수 없었습니다.

채취 3일 차에 좀 살만해져서, 외식을 하려고 그중 편하다는 고무줄 바지를 입고 나갔다 왔는데 피 비침이 생기더라고요.

최대한 원피스 위주로 입는 게 배에 무리를 주지 않아요.

 

채취 후 또 다른 변화?

배 볼록함과 함께 눈에 띄는 체중증가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2kg ~ 3kg 정도가 무섭게 쪘고,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었어요.

몸이 회복되면서 몸무게도 회복될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고요.

다음 생리 시작하면서 볼록한 배와 함께 몸무게가 빠졌어요.

 

물론, 카버락틴 부작용인 변비로 인한 몸무게 증가도 있었을 것 같아요.

 

 

 

난자 채취 후기

모두들 이야기하는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다."에 의견을 함께하겠습니다.

 

주사가 아프고, 많고, 시간을 지켜야 하고, 배가 땡땡해지고, 채취 후에도 회복까지 컨디션이 떨어지고, 변비의 고통, 피 비침, 몸무게 증가 등등 몸이 많이 힘들어요.

힘든 몸을 데리고 가야 하는 마음도 마찬가지로 힘들어요.

 

물론, 처음에는 해보자! 할 수 있다! 생각했지만 하다 보면 나는 왜 이러고 있지, 내가 뭘 그리 잘못했지 등등 온갖 생각나기 마련이더라고요.

 

 

병원에서 어쩌다 마주쳤던 여러 사람들, 그리고 저에게

힘듦과 아픔을 견뎌 낸, 견뎌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위대하고 존경스러워집니다.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