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개월간 자연임신 시도를 끝으로 시험관 시술로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자연임신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결과는 역시나였고..
회사까지 그만두고 휴식을 취하는 기간이기에 예전보다 잡다한 스트레스도 적었지만 지금 같은 최상의 컨디션에도 생기지 않으니.. 장기간 기다리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생겼어요.
회사 그만두고 임신했다는 숱한 이야기에 주인공은 제가 아니였답니다.
시간이 더 지체될수록 몸이 늙어가는 것은 사실이고, 멘탈도 건강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시험관 시술 과정에 대한, 그러니까.. 주사에 대한 공포가 있어서 미뤄두었지만
이쯤 되니 주사 공포증을 이겨내야겠다 싶더라고요.
시험관을 하게 되면 어쩌지.. 걱정하던 것이 현실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어쩌면 시험관을 하게 될 줄 알고 있었으면서 애써 외면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마음속 저구석 어디에는 시험관을 하게 될 수 있으니 회사를 그만둬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시험관 신선 1차 과정
7/26(수) : 생리 시작
7/27(목) : 생리 2일 차 일산차병원 진료
이번부터 시험관 시작하겠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리고 진행과정, 유의사항에 대해 간단히 설명 들었어요.
초음파 확인 : 내막 두께, 난포 크기
주사 처방 : 벰폴라
익일 오전부터 5일간 같은시간에 자가주사 하기
당일 맞는 주사는 없어서 주사실에서 자가주사 방법을 설명해 주셨고, 냉장보관이라 아이스백에 넣어주셨어요.
벰폴라는? 난포자극호르몬이며, 다수의 난포를 성숙시키기 위해 과배란을 유도하는 주사입니다.
약 처방 : 액토스정
오늘 저녁부터 식후 30분에 1정씩, 총 15알 처방
다음 진료까지 1정씩 복용, 이후 복용량 달라질 수 있으나 여유 있게 처방해 주심
약의 원래 용도는 당뇨병 치료이나, 여러 난포를 골고루 성장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여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의 시험관 시술 과정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시험관 시작을 위해 진행한 기본검사 : 피검사, 소변검사, 영상의학과 심전도, 흉부 xray
진료 후, 난임진단서 발급받아서 정부24 앱을 통해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신청" 작성
지원금신청은 꼭 진료 시작일(또는 그 전에)에 신청해야 해당일자 진료금액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어요.
보건소에 방문해서 작성 및 결정통지서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저는 진료가 끝나니 오후 5시여서 부랴부랴 앱으로 지원금신청 했습니다.
앱으로 신청하면 당일 완료되지 않을 수 있는데요. 신청일 기준으로 결정통지서가 발급되므로 괜찮습니다.
저의 경우도 목요일에 신청, 금요일에 완료가 떴지만 결정통지서를 받아보니 목요일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앱으로 지원금 신청하는 방법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2023.08.25 - [임신정보] - 모바일로 난임시술비 지원신청하는 방법(인공수정, 시험관 동일)
시술비 지원방법은 병원에 따라 조금씩 상이한데요. 병원 진료마다 발생되는 진료비의 일부를 "정부지원비"로 차감하고 결제하는 병원도 있으나 제가 다니는 일산차병원의 경우, 시험관 종료 시점에 한 번에 "정부지원금"을 전체 차감하고 이전 결제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해요.
7/28(금) : 생리 3일 차
오전 8시 : 벰폴라 자가주사
뱀폴라는 주사바늘이 작아서 고통이 크지 않았습니다. 지난달까지 사용하던 오비드렐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데... 오후쯤 병원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제 받았던 검사 중 피검사 결과에서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아서 뱀폴라 주사를 시작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중단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이미 오전에 주사를 맞았던 상황이라 다음날 주사를 건너뛰고 그다음 날 주사를 다시 시작하는 일정으로 변경되었어요.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은 이유는? 보통 생리가 시작되면 프로게스테론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는데 저의 경우 거의 생리가 시작된 지 24시간도 되지 않았을 때 진료를 보게 되어 떨어지지 않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후 8시 : 액토스 1정 복용
7/29(토) : 생리 4일 차
주사 건너뜀
오후 8시 : 액토스 1정 복용
7/30(일) : 생리 5일 차
오전 8시 : 벰폴라 자가주사
오후 8시 : 액토스 1정 복용
7/31(월) : 생리 6일 차
오전 8시 : 벰폴라 자가주사
오후 8시 : 액토스 1정 복용
8/1(화) : 생리 7일 차 병원 진료
자궁초음파로 내막두께, 난포개수 확인
난포들이 더 잘 자라게 하기 위해 주사 추가, 복용 약 증량으로 변경되었고 지난 피검사 결과 프로게스테론수치를 f/u 하기 위해 피검사 진행
추가된 주사 : IVF-M, 오가루트란
IVF-M 주사는 오늘 주사실에서 맞고, 오가루트란 주사는 내일부터 맞기로 함
주사 방법이 어려웠어요. 조제바늘로 식염수를 옮겨 담고 가루로 된 병에 식염수를 넣어서 녹인 후 다시 주사에 넣은 후 바늘을 교체한 후 주사하는 방법입니다.
IVF-M 주사는 벰폴라와 효능이 비슷하게 과배란을 유도하는 주사이며, 오가루트란 주사는 조기배란이 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주사입니다.
약 처방 변경 : 기존에는 엑토스 1정씩 복용했으나, 오늘부터는 2정씩 복용으로 용량 늘림
8/2(수) : 생리 8일 차
오전 8시 : 벰폴라, IVF-M, 오가루트란 자가주사
오가루트란 주사를 맞고 난 후, 주사 부위에 왕모기에 물린 듯이 빨갛게 부었고 가려웠어요. 다른 주사들보다 훨씬 아프고 따끔거렸어요. 부었던 건 1시간 후 가라앉았는데, 만약 가라앉지 않는다면 병원에 문의해야 한대요.
오후 8시 : 액토스 2정 복용
8/3(목) : 생리 9일 차
오전 8시 : 벰폴라, IVF-M, 오가루트란 자가주사
오후 8시 : 액토스 2정 복용
이쯤 되니 주사 3개 맞는 거 힘들었어요.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 아시나요?
아픈 주사라는 걸 알게 되니 주사를 맞기 전부터 긴장되고 맞고 나면 아파서 예민해지고 그래요. 빨리 끝났으면 좋겠는데 아직 나에게 남은 주사는 많다.
정신력으로 버텨야 해요.
8/4(금) : 생리 10일 차
오전 8시 : 벰폴라, IVF-M, 오가루트란 자가주사
오후 8시 : 액토스 2정 복용
8/5(토) : 생리 11일 차 병원 진료
오전 8시 : 벰폴라, IVF-M, 오가루트란 자가주사
병원에서 자궁초음파로 난포 크는 것 확인하고 최종 난자채취 일자 8/7(월) 확정
수술시간 36시간 전 데카펩틸 주사 3대 연속으로 맞으라고 함
데카펩틸은 성장한 난포를 최종적으로 성숙시켜 배란되게 하는 주사인데, 주사를 맞고 36시간 후에 배란이 되기 때문에 시간을 정확히 지켜야 해요.
수술 하루 전날부터 복용해야 하는 항생제(독시사이클린) 처방받음
아침에 3개 맞고 왔는데 밤에 3개 더 맞으라니.. 하루에 주사 6개씩이나 맞는 거 꽤나 힘들어요.
하지만 이거 진짜 마지막 주사라고 생각하니 다행이기도 했고요.
오후 9시 40분 : 데카펩틸 3개 자가주사
데카펩틸을 제시간에 맞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액토스 먹는 거 깜빡해서 못 먹었습니다..
다음날 밤에 생각났어요. 뭐 어쩔 수 있나요..ㅎ
데카펩틸 아픈주사로 어마어마하게 유명하지요. 배에 얼음찜질하고 맞으면 조금 덜아파요.
8/6(일) : 생리 12일 차
주사 없는 날
저녁 식후 : 독시사이클린 복용
8/7(월) : 생리 13일 차
8시 40분 : 난자 채취
2023.09.06 - [임신정보] - 시험관아기 시술 1차 : 난자채취 과정, 후기, 현재는?
생리 시작부터 난자채취까지 약 2주 정도 소요됐습니다.
병원 총 4번 방문, 주사는 10일간 투여했습니다.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는 기간인데요.
한 달 정도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필요하면 또 할 수 있겠다 싶긴 하네요.
이 강인함 어디서 나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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