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4일 배양 2개 배아를 이식했고, 이식일 포함 5일 차가 되는 날부터 임테기를 시작했다.
12월 8일 : 이식 5일차
원포 얼리 임테기를 해보니 바로 한줄이 떴다. 하긴.. 4일 배양인데 두줄이 뜨기엔 너무 이르다 생각하면서도, 이번에도 한 줄인가 보다 생각했다. 또 한 줄이 뜬 임테기가 보기 싫어서 찬장 깊숙이 넣어놨다.
12월 9일 : 이식 6일차
어제 한 줄을 봤던 터라 매일 임테기를 해볼 생각은 없었다. 남편과 잠깐 외출을 하고 저녁에야 집에 들어와서는 아무 생각 없이 찬장에 있던 어제 한 임테기를 다시 봤는데 희미한 두줄이 떠있었다. 임테기의 판독시간은 15분 내외라서 이렇게 다음날 두줄이 뜨는 건 의미가 없다지만, 임신호르몬이 아예 없다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두줄이 뜨지 않는데 말이다. 오류로 인한 두줄이 뜨는게 아니라면 이건.. 임신인건가?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지만, 다시한번 임테기를 해보지는 않았다. 오늘은 한줄이 뜰까봐 두려웠고, 저 임테기가 오류였을까봐도 무서웠다. 긍정적으로 벌렁거리는 심장과 희미한 두줄의 희망으로 잠시만이라도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는 순간을 더 느끼고 싶었나보다.
12월 10일 : 이식 7일차
얼리 임테기가 아닌 원포 스트립 임테기로 진하기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아침 소변에서는 단호박 한줄이었는데 오후에는 지난번 얼리에서 나왔던 선보다 희미하긴 했지만, 뭔가 보이긴 하는 두줄 같았다. 배아가 붙었나보다..
중간중간 원포 얼리 임테기로도 체크했는데, 역시 얼리여서 그런지 스트립보다 진한 두줄이 나오긴 했다.
12월 14일 : 이식 11일차
1차 피검사하는 날.
그렇게 마음졸이며 매일 아침저녁으로 임테기로 진하기를 비교하면서 피검사 하는 당일이 되었다. 처음 희마하게 본 두줄은 아주 조금씩 진해지긴 했으나 "아주 조금씩" 진해지는 것이 문제가 있었다. 왜냐하면 피검사하는 날에는 "확신의 두줄"을 봐야 하는데, 나는 이식 7일차부터 11일차까지 크게 차이나지 않는 희미한 두줄을 보고 피검사를 하러 갔다. 스마일 슈퍼패스트 임테기로도 희미한 두줄이 보이긴했다.
진료실에 들어가 교수님께도 "두줄이긴 한데.. 희미한 두줄이에요"라고 알려드렸고, 교수님도 이런 내 상황에 많이 안타까워 하셨던 것 같다. 일단 피검사가 제일 정확하니까, 결과 보고 다시 이야기 하자고 하시며 혹시 모르니 타이유 주사를 맞고 가라고 하셨다. 타이유 주사는 유산방지 목적이 있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제제의 근육주사인데, 용량이 많아서 양쪽 엉덩이에 한대씩 놔주신다. 아마 착상중이라면 잘 붙어있으라고 놔주신 것 같다.
그리고 모자란 프로기노바를 2박스 추가 처방받아서 나왔다. 이걸 먹게 될까.. 생각하면서
기다리던 피검사 결과가 나왔다. 1차 피검사 수치는 17.9 였다. 보통의 경우, 1차 피검사 수치가 50~100이 정상범위이며 많은 분들이 300이상의 수치로 시작하더라. 그에 반해 나의 피검사 수치는 매우 낮았지만 10 이상을 임신수치로 보기에 조금 더 지켜봐야 했다.
그간 복욕중인 약물을 모두 유지한 채로 이틀 뒤, 2차 피검사를 해서 더블링이 되는지 지켜보자고 하셨다.
낮은 피검사 수치를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내 배에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아가를 연신 어루만져가며 "아가. 무섭니. 괜찮아. 무서워 하지 않아도 되. 엄마가 기다리고 있을게." 이런 생각을 하며 눈물 콧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 병원비 27,630원 + 약국 6,000원 = 총 33,630원
12월 16일 : 이식 13일차
2차 피검사 하는날
더블링 되려면 최소 36 이상이 나와야 했다.
담당 교수님이 쉬는 날이셔서 다른 교수님에 진료를 봤는데, 그간 피비침이 있었냐고 물으셨는데 그런적은 없다고 답했다. 1차 피검사 수치가 낮아서 걱정이라고 했더니, 수치가 낮은 세가지 경우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다.
첫번째, 착상이 늦은 경우
두번째, 분열이 느린 경우
세번째, 자궁외 임신일 경우
착상이 늦은 경우에는 이후 유지가 잘 되면 문제가 없고, 분열이 느린 경우라면 이후에도 성장이 느리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고, 자궁외 임신은 매우 드문일이긴 하지만 그럴경우 주사나 소파술을 통해 제거해야 한다고 하셨다. 세가지 경우 중 두가지의 경우가 안좋은 상황이라.. 마음이 무거웠다.
검색해보니 나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분들의 경과를 찾아보았다. 대부분 더블링이 되지 않아 약물을 중단하고 배출하셨고, 적지않은 분들이 자궁외임신으로 응급수술을 받거나 mtx 주사를 맞아서 배출하시는 아픈 경험들.. 그리고 아주 드물게는 더블링이 되어서 유지하셨음에도 8주쯔음 계류유산 되었다는 후기가 95% 정도였다. 아주 적은 5% 소수의 분들은 잘 지켜내셔서 임신 유지하시거나 출산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어느쪽이 될까. 너무 기대하지는 말아야지. 하면서도 기대하고 있는 우리 부부..
더블링이 성공하면 맞아야 할 크녹산이 모자라서 2개를 일단 처방받아 왔다. 크녹산은 너무 아프고 멍이 쉽게 들어서 맞기 두려운 주사인데, 이날도 맞아야 하는 날이었지만 피검사 결과를 보고 맞고싶어서 기다렸다.
병원을 나와 한강 둔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2차 피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원포는 조금씩 진해지고 있었기에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2차 피검사 결과는 45.1 으로 1차 수치보다 약 2.5배 올랐다. 일단 더블링은 성공이였지만, 아직도 수치가 낮기 때문에 이틀 뒤 3차 피검사를 하러 오라고 했다. 크녹산은 결국 맞아야 했다..
* 병원비 27,500원
12월 18일 : 이식 15일차
3차 피검사 하는 날.
아침에 해본 원포 임테기는 2차 피검사날 보다 많이 진해진 것 같아서 왠지 100은 넘을 것 같았다. 아가가 힘을 내어 착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더블링이 되려면 90이상이 나와야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100이상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수치가 올라도 더블링까지 되지 않으면 어쪄죠?라고 여쭤보았는데, 그럴 경우에는 초음파를 통해 자궁외임신인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나 싶었다. 어쨌든 피검사 결과를 보고 다시 이야기 하자고 하셨고, 혹시나 이번 피검사도 통과하게 되면 유지해야 할 프롤루텍스, 크녹산을 처방해 주셨고 유산방지 주사인 타이유를 맞고 왔다.
집에와서는 모든게 밥심이란 생각이 들어서 밥을 먹고있었는데, 피검사 결과가 나왔다. 3차 피검사 수치는 143.0 이였다. 2차 대비 3.2배 올랐으니 이번에도 더블링 성공이다!
문자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수님께 전화가 왔고, 아주 밝은 목소리로 수치가 잘 올라와 줬다며 다행이라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더블링 되는지 체크해 보자고 하시며 3일 뒤 4차 피검사를 예약해 주셨다.
* 병원비 79,890원
12월 21일 : 이식 18일차
4차 피검사 하는 날. 피검사의 최종 관문인 것 같다.
매일 원포 임테기를 아침저녁으로 확인하며 마음졸이는 날들이 이어졌다. 어느날은 임테기가 진해지기도 하고 어느날은 연해지기도 해서 걱정이 쌓였다. 이틀 단위로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는 거라며, 임테기도 이틀 단위로 하라고 하던데 내 조바심에 하루에 두개씩 하다보니 진하기 구분이 안되는건가 싶어서 아침/저녁으로 임테기를 나누어서 봤다. 3차 피검사 통과한 다음날 임테기가 더 흐려져서 걱정했는데, 다음날은 더 진해지고, 그 다음날은 더 진해졌다. 열심히 진해지는 임테기를 보며 뱃속에서 아기가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보다 생각했다.
4차 피검사 당일 아침 원포가 확 진해진 것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다. 1차, 2차 때와 다르게 3차 피검부터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됐다.
이쯤되니 오기가 생겨서 꼭 더블링이 되어야겠다는 비장함이 생겼다. 파이널 체크니까 꼭 통과해서 우리 만나자.
교수님은 400정도 나오면 괜찮다고 하셨는데, 이날은 프롤루텍스, 크녹산, 유트로게스탄 질정을 약 3주치 정도 넉넉하게 처방해 주셨고, 이번에도 타이유를 맞았다. 그 전에는 언제 약을 중단해야 할지 모르니 1개, 2개씩 처방해 주셨었는데.. 성공할 수 있다는 느낌이 있으셨던 걸까.
4차 피검사 결과는 533.0 이였다. 3차 때 보다 3.7배 올랐고 교수님의 기대 수치보다도 살짝 웃도는 수준이였다. 이제 피검사는 끝이다. 남들은 1차, 2차까지 확인하고 끝나지만 나는 부지런히 4차까지 달려왔다. 이제 다음진료를 잡아주시며 아기집을 보러 오라고 하셨다.
* 병원비 333,130원 + 약국 100,400원 = 총 433,530원
12월 24일 : 이식 21일차
4차 피검사 3일 후, 명확한 임테기 역전을 보았다.
임테기 역전을 본 후, 아기집과 난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 피검사 비용 총 574,550원
* 동결 세번째 사이클 진행 총 비용 1,680,500원
그리고 재밌는 사실 한가지.
내가 사용한 원포 스트립 임테기가 최근 오류가 있다고 한다. 원포 제조번호 끝자리가 902가 최근 제조된 것인데, 기존 원포보다 결과선이 흐리다는 것이다. 같은 소변으로 기존의 605 제품과 902 제품으로 비교해보면, 902가 훨씬 연하게 나온다고 한다.
나 또한 이식 7일차부터 9일차 아침까지 쿠팡에서 구매한 902 제품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너무 희미했고, 9일차 오후부터 11일차 1차 피검사때까지는 605를 사용했더니 결과선이 비교적 짙게 나왔는데 605 제품을 구할수가 없어서 12일차부터는 다시 902로 확인을 했다.
이렇게 제조번호별로 진하기가 다르니, 일별로 진하기를 비교하는게 의미없는 짓이 되거나 오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직접 902 제품을 8박스정도 사용해 본 결과, 모든 902 제품이 연하게 나오는게 아닌 일부 박스에서 연하게 나오는 현상이 있었다. 902 제품 내에서도 케바케인 것이니 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소위 말하는 오류 제품인 경우 대조선의 진하기 자체가 연하기도 하고(위 사진에서 11일~13일까지 605, 14일~21일까지 902 사용), 또 어떤것은 대조선 결과선 모두 스트립 위아래의 진하기가 다른 경우도 있었다.(특히 20일 임테기가 그러함)
4일배양 배아 2개 이식
1차 피검사(+11) : 17.9
2차 피검사(+13) : 45.1
3차 피검사(+15) : 143.0
4차 피검사(+18) : 533.0
무려 14일간 원포 임테기의 노예로 살면서, 결과선의 진하기에 따라 요동치는 내 마음은 버라이어티 했다. 8주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겠지만, 하지만 피검사 결과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과도 같은 아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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