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에 부지런히 알아봐야 하는 것 중 "산후조리원 계약"도 있다. 열 달 후에 낳을 거라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고 미룬다면, 출산 후 곧장 집으로 가게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예약이 금방 차버리기 때문에 빨리 알아보고 계약을 해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나도 조금 늦게 알아본 편이었는데, 대체로 임신 10주차에 조리원 투어를 하고 계약을 한다고 한다.
산후조리원을 임신 초기에 알아봐야 하는 이유
1. 원하는 산후조리원을 선점하기 위해서
2. 원하는 방 타입(일반실 or 특실)을 선택하기 위해서
3. 얼리버드 할인 혜택
출산율이 저조하다는 뉴스를 매일같이 접하고 있지만, 아기용품을 당근하려고 하거나 산후조리원을 알아보다 보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진짜 '출산율 적은 거 맞나?'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산후조리원을 선택하기에 앞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컨디션이 어떤 것인지 정리를 해 봐야 한다. 모든 옵션을 만족하는 산후조리원은 없을 테니, 여러군데 상담해 보고 비교하고 결정하게 된다. 아래의 내용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용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자.
산후조리원 선정 기준 잡기
1. 출산병원과의 거리 : 신생아를 차에 태우고 이동하는 거리는 짧을 수록 좋다. 카시트에 태우고 이동하는 시간은 최대 30분 이내라고 하니, 출산병원에서 조리원까지의 거리를 고려해야 한다.
2. 가격 :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가계상황에 따라 정해야 한다.
3. 식사 : 산모의 식사와 간식이 중요한 산모라면 중요한 사항이다. 평범한 가정식을 선호할 수도 있고, 이왕 남이 차려주는 밥상은 맛있고 다양한 식사를 원하기도 한다.
4. 아기 케어(신생아 관리) : 간호사당 관리하는 신생아 수가 너무 많지 않은지 확인이 필요하고, 평균 한분이 신생아 3명~4명 정도 케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이의 분유, 기저귀, 사용하는 로션 등도 중요할 수 있다.
5. 시설 : 보통 2주간 산후조리원에서 지내게 되기 때문에 방이 너무 좁지 않은지, 창문이 있는지, 침대는 리클라이너 기능이 있는지, 마사지 의자가 있는지, 화장실에 좌욕기가 있는지 체크하게 되며 사용하는 유축기의 브랜드 또는 방마다 비치되어 있는지 공동인지에 대해서 체크할 수 있다. 또한 공동사용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찜질기, 파라핀왁스, 젖병소독기)과 산모프로그램(모빌 만들기, 아이목욕, 요가)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6. 집과의 거리 : 출산병원에서 산후조리원까지의 거리가 중요하듯 조리원 퇴소하고 집까지의 거리도 가까운 편을 선호하기도 한다. 혹은 남편의 출퇴근 또는 주말 이동을 위해서도 집과 조리원이 가까워야 편하다.
7. 마사지 품질, 추가비용 : 산전, 산후 마사지를 받아야 붓기가 빨리 빠지고 회복이 빠르므로 마사지의 중요도가 높기도 하다. 마사지 추가비용 또한 조리원마다 다르므로 잘 알아봐야 한다. 또한 가슴마사지는 필요할 경우 무제한으로 제공해 주기도 하고 회당 비용을 내기도 하니 중요도가 높다면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8. 남편 출퇴근, 식사 : 코로나 시대에 살아가야 하다보니 나갔다가 들어올 때마다 코로나검사를 해야 출입이 가능한 곳도 있고, 최초 1회만 실행하고 나면 계속 출입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남편이 조리원에 상주해 있을 수 있는지, 출퇴근을 하게 될 경우 아침식사가 제공되는지, 저녁은 신청이 가능한지, 추가비용에 대해서 알아봐야 한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항목은 아래 다섯가지였다.
1. 출산병원과의 거리 ★★★★☆
2. 가격 ★★★★☆
3. 아기 케어 ★★★★★
4. 집과의 거리 ★★★★☆
5. 남편 출퇴근, 식사 ★★★★★
특히, 작은 아기를 안고 여기저기 이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에 "10분 거리"였으면 좋겠다는 타이트한 조건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알아보고 비교한 산후조리원은 "일산동구"한정이다. 총 다섯 곳을 비교하게 되었는데 "2주(13박 14일), 기본 방"으로 비교했다.
일산동구 산후조리원 비교(24년 2월 기준), 최종 가격 내림차순
업체명 | 가격 | 할인 or 추가 | 최종 가격 |
---|---|---|---|
마티네 차움 | 580만원 | 차병원 출산 시 50만원 할인 | 530만원 |
퀸스파크 | 450만원 | 얼리버드 13만원/풀페이 9만원/공구 20만원 할인 | 408만원 |
그레이스 | 390만원 | 타병원 출산시 30만원 추가 | 420만원 |
허유재 | 320만원 | 없음 | 320만원 |
킹덤 | 300만원 | 얼리버드 20% 할인 | 240만원 |
일산 산후조리원별 장점 및 단점
1. 마티네 차움
출산병원이 일산차병원이다 보니 산후조리원은 당연히 마티네 차움으로 갈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조리원을 선택할 때가 되어 비교해 보니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알아본 조리원 중에서 가격이 제일 높았기 때문이다. 후기를 찾아보면, 만족한다는 사람도 있고 가격만큼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사바사인 것 같다. 차움은 방문상담을 받지는 않았고, 홈페이지와 실제 다녀온 지인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장점 : 출산병원이므로 이동거리가 매우 짧고, 집에서도 가깝다. 식사가 다양하게 잘 나온다는 평이 대체로 많았다.
단점 : 실제 지인들 중에서는 출산하고 조리원 자리가 나지 않아서, 병원에서 며칠 대기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젤리캠처럼 아기를 볼 수 있는 카메라가 없고, 아이를 볼 수 있는 시간과 횟수(2번)가 정해져 있다. 가격이 비싸다.
580만 원이라는 비용도 올해 들어 인상된 가격이라고 한다. 작년에 계약한 지인은 530만 원에서 차병원 출산 혜택 50만 원을 받아서 480만 원으로 계약을 했고, 비용은 매년 오를 수 있는 것 같았다.
2. 퀸스파크 산후조리원
일산동구에 있는 산후조리원 중에서 "고급형"으로 알려진 호텔식 산후조리원으로 유명했다. 실제로 상담을 위해 방문했을 때, 조리원 초입부터 어두운 우드컬러의 디자인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고, 조용한 편이었다. 신생아실은 ㄱ형태로 아기들을 눕혀놓는 곳이었고 통유리로 되어있어서 신생아실 대부분을 밖에서 관찰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조리원 퇴소 할 때 온도감지되는 욕조를 선물로 준다고 했다. 시설 청결을 위해 룸투어는 불가능했고, 상담실에서 사진과 영상을 보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만삭촬영/뉴본/50일촬영 연계 스튜디오는 "베이비 파스텔"이었고, 산전 필라테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장점 : 룸 컨디션이 호텔식이고 편안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풍긴다. 병원에 있는 조리원이 아님에도 이것저것 할인을 받으면 할인폭이 쏠쏠하다. 얼리버드는 20주 이내, 풀페이는 계약한 후 2주 이내 전액 결제하는 것을 뜻하고 공구는 맘카페에서 공구글에 참여하거나 글을 직접 작성해서 3명을 모으면 3명 모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수용인원이 20여 명으로 소규모 관리는 하는 곳이었고, 아기 3.5명당 전담직원이 한 명씩 관리한다. 식사에 대한 평이 좋았다.
단점 : 식사동에 위치해 있어 출산병원과의 거리, 집과의 거리가 약 20분 정도로 멀다. 바로 옆 건물과 뒷건물이 공사 중인 것으로 보아 평일에는 잡음이 조금 있을 것 같았다. 지하 주차장이 다소 협소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방문상담을 갔을 때, 거리를 제외한 모든 것이 마음에 들어서 계약을 하고 왔었다. 계약 당시 임신 12주차쯔음이였을때라.. 입덧이 클라이맥스를 찍을 때였다 보니 지금은 중요도가 떨어진 "식사 퀄리티"에 미쳐있었고(출산하고 엄청 많이 먹을 거야 심리가 있었음), 퀸스파크의 매 식사 사진이 먹음직스러워서 눈이 돌았던 것 같다. 12주차에 계약을 했음에도 남은 자리는 단 1개였고, 내가 계약한 이후부터는 "9월 이후 출생"만 받는다고 하신 것 보니 진짜였나 보다.
예약을 하게 되면 선금 50만 원을 그 자리에서 결제하게 되고, 남은 잔금은 4주 계약일로부터 한 달 이내로 결재하면 풀페이 할인혜택이 적용된다. 그리고 공구를 진행했다면 입실 및 사용 후 20만 원을 페이백 해주는 시스템이다.
3. 그레이스 산후조리원
전화로 방문상담 예약을 하고 방문했고, 실제로 가보니 그레이스 병원과 붙어있는 "신관"이어서 깔끔하고 조용했다.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환자들과 마주칠 일이 없는 별도의 병동이어서 엘리베이터, 주차장 모두 별도였다. 나에게 그레이스 산후조리원은 리스트에 없던 곳이긴 한데, 갑자기 찾아가게 된 이유가 생겼다. (글 하단 참고)
장점 : 병원과 붙어있어 소아과 회진, 산부인과 진료를 보기에 편리하다. 신관이어서 건물이 깔끔하고 주차도 편리하고, 출산병원&집과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
단점 : 타 병원 출산 시 30만 원 추가비용이 붙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보통은 정가에서 할인가를 제시해 주는데, 여긴 반대로 추가비용을 내라는 식이니 반감이 생김). 그리고 나는 차병원에서 출산이다 보니 산부인과 진료도 차병원으로 다니게 될 것 같아서 그레이스 산후조리원의 장점을 누리지 못한다. 신생아실과 방의 층이 다를 수 있는데, 모자동실을 하게 될 경우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해서 번거로움이 있다.
무엇보다 임신 16주차쯤 상담을 갔는데, 남은 자리가 없어서 계약은 못하고 "대기"만 걸어놓고 왔는데 약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연락이 없는 것 보니 빈자리가 없는듯하다.
4. 허유재 산후조리원
허유재는 가격이 합리적이고, 거리가 가까워서 알아보긴 했지만 후기가 좋지 않아서 상담을 받지는 않았다. 병원 연계여서 장점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만족하지 않은 후기가 많았기 때문.
5. 킹덤 산후조리원 (최종 선택)
마지막으로 내가 계약하게 된 킹덤 산후조리원이다. 오래된 건물이기도 했고, 시설도 노후화된 것 같아서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막상 합리적인 비용으로 집과 가까운 조리원이 없어서, '그냥 살펴보기라고 하자'는 생각으로 방문 상담을 했다. 킹덤에서도 얼리버드 할인을 제공하는데, "12주 이내"여야 하니 빠른 방문이 필요하다.
장점 : 백석역 근처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비용이 합리적이다. 소규모 인원이어서 복작복작하지 않았고, 3.5명당 1명의 전담인원이 붙는다. 젤리캠이 있어서 아이를 확인하기 쉽고, 신생아실은 모든 곳이 그렇듯 통유리로 되어있다. 신생아실이 아무리 통유리로 되어있어도 병원 조리원은 면회시간이 제한되어 있는 반면, 킹덤은 언제든 왔다 갔다 하며 아이를 확인할 수 있다. 원장님이 가슴마사지가 필요하면 무제한으로 제공해 주신다고 했고, 모유수유를 추천하는 곳이었다. 원하면 언제든 아이를 방에 데리고 와도 된다.
단점 : 초산모보다 경산모가 많아서 첫째를 데리고 들어오는 경우가 비교적 많아서 시끌벅적하다. 다른 곳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경 산모들이 부담 없이 오는 곳일 것 같기도 했다. 건물이 오래되었고 노후화된 건 분명했고, 주차공간이 좁고 협소했다.
놀랍게도, 내가 짠순이였는지 몰라도 예산에 맞는 곳은 킹덤산후조리원 단 한 곳뿐이었다. 그리고 노후화되긴 했어도 신생아 케어가 제대로 되고 집이랑 가깝기도 하니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중요도 옵션에도 잘 맞아서 계약을 하게 됐다.
그리고 며칠 후, 킹덤산후조리원에서 사건이 터졌다는 것이다. 야간 전담직원의 실수로 경찰이 출동하고 산모들이 대부분 퇴소를 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 이전에 계약해 두었던 퀸스파크 조리원도 길게 고민하고 싶지 않아 계약취소 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나.. 왜 빨랐어) 이제 더 이상 날 받아줄 수 있는 조리원이 없는데, 사건이 터졌다고 하니 앞이 막막했다. 여기저기 떠도는 소문이고 실제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당장 조리원 원장님을 찾아가서 사실여부를 물었다. 원장님께서 이틀 전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셨고, 나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실제로 이틀 전에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어 출동했고, 문제 사항에 대해서 조사 중이고 아직 결정 난 건 없지만 이 이야기는 그저 떠도는 아예 없는 일도, 완벽한 사실도 아닌 반반의 상황인 것 같았다.
저는 원장님만 믿고 조리원을 계약했는데 저 이제 어떡하나요...
원장님도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통감하고 있었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셨다. 혹여라도 킹덤을 믿고 계약해 준 분들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다른 조리원으로 연계를 해주거나 필요한 서포트를 돕겠다고 하시어.. 깊은 고민 끝에 나는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날 이후 꾸준히 킹덤산후조리원에 대한 글을 찾아보고 있지만, 더 이상 안 좋은 일은 없는 듯했다. 사건이 어떻게 종결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또 같은 일이 반복될 거라 생각하지는 않기에 나는 킹덤 산후조리원을 갈 것이다..!
(제 글이 문제가 된다면 연락 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산후조리원 선택하는 것도 생각보다 발품과 고민이 필요한 일이다. 임신만 되면 모든 세상이 행복회로로 돌아갈 줄 알았던 나의 큰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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