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아기 시술의 세계는 깜깜한 우주 세계와도 같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다 할 정답이라는 게 있지도 않기에 주치의의 경험상 성공 확률이 가장 높은 방법으로 진행을 해보며 여러 방법을 진행하는 것 같다. 사람마다 몸 상태, 주요 요인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방법을 모두에게 진행한다고 해서 모두 임신이 되는 것이 아니며 주요 요인이 같아도 같은 해결방법이 적용되는 것 또한 아니다. 여전히 난임에 대한 다양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다양한 방법이 시행되는 만큼 사용되는 약, 주사, 질정 등의 제제도 다양하고 복잡하다.
지금부터는 내가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며 궁금해서 찾아봤던 내용을 자세히 풀어보려고 한다.
목차
1. 시험관 아기 진행 과정
- 기본검사
- 난자채취
- 배아이식
- 임신검사
- 추가검사
2. 시험관 아기 난자채취 약물
- 벰폴라 주사
- IVF-M 주사
- 오가루트란 주사
- 데카펩틸 주사
- 액토스 정
- 독시사이클린 정
- 카버락틴 정
3. 시험관 아기 배아이식 약물
- 프로기노바 정
- 베이비아스피린 정
- 사이클로제스트 질좌제
- 유트로게스탄 질좌제
- 프롤루텍스 주사
- 크녹산 주사
- 면역글로불린 주사
- 콩주사
1. 시험관 아기 진행 과정
1) 기본검사
채혈을 통해 체내 영양분 검사, 갑상선호르몬 검사, PRL(프로락틴) 검사를 하며, 자궁초음파로 자궁의 모양, 상태, AMH 수치, AFC 확인을 할 수 있다.
나팔관조영술을 통해 나팔관의 양쪽 모양 확인, 뚫려있는지 확인하며 남편정자검사를 통해 정상정자 %, 모양, 점액에 대해 검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난자채취(신선)
생리 시작 후 약물을 통해 여러 개의 난포를 키워서 약 14일 후 채취하게 된다.
3) 배아이식(신선/동결)
신선의 경우 난자채취 후 성장한 배아 일수 이후 바로 이식하게 되며, 동결은 난자채취 후 생리 시작을 기점으로 약 17일~20일 이후 이식하게 된다.
4) 임신검사(혈액검사)
이식 후 약 10일 후 1차 피검사를 하게 되며 통과한다면 2일 간격으로 피검사 진행, 1차 피검사에서 비임신 확인되면 약물제제 중단으로 이식사이클을 종료하게 된다.
5) 추가검사
비임신으로 시험관 아기 사이클이 종료되면 바로 다음 이식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여러 번 실패한 경우 추가 검사를 하게 된다. nkcell 검사, 반복착상실패검사, 자궁경 등이 있다.
2. 시험관 아기 난자채취 약물
1) 벰폴라 주사
풀네임은 벰폴라프리필드펜(Bemfola Prefieeld Pen), 성분은 폴리트로핀알파(Follitropin-α)라는 인간난포자극호르몬이다. 참고로 주사이름에 "프리필드펜"이라고 붙어있다면, 주사기 내에 주사액이 이미 들어가 있다(미리 채워진)는 뜻이다.
주사기 끝부분에 사용할 용량을 돌려서 선택 한 후, 해당 용량만큼 주입하는 방식이다.(아래 사진 참고) 주삿바늘이 얇기 때문에 처음시작하는 주사치고 아주 무난한 주사였다.
벰폴라는 난소를 과자극시켜 다수의 난포를 성숙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일부 무배란증 또는 다낭성난소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도 난포 성숙을 위해 사용된다. 과배란을 유도하는 주사이므로 생리 2-3일차부터 시작하여 난차채취 2일전까지 약 10-11일간 투여하게 된다.
벰폴라 보관 적정온도는 2도~8도이므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며, 주의사항으로는 원인불명의 출혈이 있거나, 난소낭송이 있거나, 난소암, 자궁암, 유방암 환자, 임산부의 경우 투여할 수 없다. 또한 난소과자극증후군이 있는 환자의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벰폴라 부작용으로는 흔하게 두통, 복통, 복부팽만, 오심, 구토, 설사, 난소낭종, 난소과자극증후군, 주사부위의 통증, 발적, 혈종, 부종 또는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할 경우 약을 중단하고 병원에 문의해야 한다.
2) IVF-M 주사
풀네임은 아이브이에프엠에이치피주(IVF-M HP Inj)이며, 성분은 메노트로핀에이치피(Menotrophin HP)이다. 클로미펜구연산염으로 치료되지 않는 여성의 무배란증, 또는 불임여성의 보조생식술에서 다수의 난포를 성숙시키기 위해 조절된 난포과자극을 유도한다.
벰폴라주사로 다수의 난포를 성숙 시킨 뒤, 최종 난포 성숙을 유도하기 위해 IVF-M 주사를 병행하여 사용하게 된다. 나의 경우 생리 7일차부터 벰폴라+IVF-M 주사를 함께 사용했다.
초보 입장에서 사용하기 다소 까다로운 주사였다. 박스를 개봉하면 아래 사진처럼 2개의 병이 있는데 하나는 고체로 된 약제, 하나는 생리식염수가 들어있다. 먼저 생리식염 주사액에 주삿바늘을 끼워 주사기에 넣고 고체로 된 아이브이에프엠 병에 주사를 꽂고 생리식염수를 주입하여 섞은 뒤 주사기에 다시 넣고 얇은 바늘로 교체한 후 맞으면 된다. 의외로 고체처럼 보이는 약물이 잘 녹지만 병에 있는 모든 약물을 주사기에 넣는 게 힘들었다.
30도 이하 그늘에 보관하면 되므로 실내에 보관하면 되며 부작용으로 주사부위의 통증, 가려움, 부종, 박적이 나타나거나 두드러기, 안면부종이 나타날 수 있으며 유방통, 호흡곤란, 복통, 어지러움이 발생할 수 있다.
3) 오가루트란 주사
영어명은 Orgalutran Inj이며, 성분은 가니렐릭스아세트산염(Ganirelix Acetate)이다. 오가루트란은 조기 LH 급증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데 쉽게 말해 벰폴라, 아이브이에프엠으로 키워놓은 다수의 난포가 난자 채취 시술을 하기 전 조기배란되지 않도록 조기 배란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주사이다.
같은 효과를 지니는 주사로 가니베버, 세트로타이드가 사용되는데 병원마다 혹은 주치의마다 처방되는 주사가 다를 수 있지만 효과는 같다고 볼 수 있다.
오가루트란의 주의사항으로는 특이하게도 천연고무(라텍스)에 과민성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되어있다. 또는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에 과민성이 있는 환자, 간기능 손상 환자, 임부, 수유부는 투여할 수 없다.
오가루트란 부작용으로 주사부위에 국소 피부 반응이 이 약의 치료군에서 12% 정도 발생할 만큼 흔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투여 후 4시간 이내에 사라진다. 드물게 구역, 두통, 신경과민, 권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나의 경우에도 오가루트란을 맞은 부위에 모기에 물린듯이 타원영으로 부어올랐고 가려움을 동반했으며 대체로 4시간 이내에 가라앉았다. 부어오른 부위를 만지거나 긁지 말아야 한다.
4) 테카펩틸 주사
데카펩틸주 0.1mg(Decapeptyl Injection 0.1mg)이며, 성분은 트립토렐아세트산염(Triptorelin Acetate)이다. 데카펩틸은 난포자극호르몬(FSH)과 병행하여 배란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된다. 데카펩틸을 맞고 36시간 후 배란이 시작되기 때문에 병원에서 알려준 수술시간 36시간 전에 시간을 맞춰서 맞아야 한다.
나의 경우 3개를 한번에 맞았으며, 같은 효과로 오비드렐 주사가 있으므로 병원에 따라 오비드렐과 병행하여 처방하기도 하는 것 같다.
데카펩틸 주의사항으로는 LHRH 유사약물에 대한 과민방응이 있거나 뇌하수체 샘종 환자, 임부, 수유부, 원인 불명의 질 출혈이 있는 경우 투여 할 수 없게 되어있으며 다낭포성 난소 환자에게는 신중이 투어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데카펩틸 부장요으로 발한을 동반한 홍조, 두통, 성욕 저하, 성교통증, 질건조증, 점상 질 출혈, 정서 불안,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5) 액토스 정
성분은 피오글리타존염산염(Pioglitazone Hydrochloride)이며 인슐린 작용 증강제여서 당뇨병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효능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향상하기 위해 투여되지만, 우리와 같이 시험관 시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수의 난포를 골고루 성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는 경우 일반사람들 대비 난포의 개수가 많은데 과배란 과정에서 더 많은 난포가 있다. 이때 여러 난포를 골고루 키워야 채취할 때 많은 난포를 채취할 수 있으므로 중요하다. 나 또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어서 액토스 정을 처방 받았다.
약학정보원에 내용을 검색해 보면 액토스 정에 대한 위와 같은 효능에 대해 언급된 부분이 없다. 이 내용은 담당 주치의에게 들은 설명이다.
부작용으로는 부종, 저혈당증, 어지럼증, 상기도 감염, 혈당증가, 식용 부진, 변비 등이 있으며 드물게 시력 감소를 동반하기도 한다.
6) 독시사이클린 정
영풍독시사이클린증 100mg(Doxycyclin Tab. 100mg Youngpoon)이 풀네임이며, 성분은 독시사이클린수화물(Doxycycline Hydrate)이다. 약의 효과는 항생제 역할인데 난자채취 전날 미리 복용을 해야 한다. 독시사이클린 정은 채취 전날 복용하는 게 끝이고, 여러 일수에 거쳐 복용하지는 않는다.
7) 카버락틴 정
카버락틴 정의 성분은 카베르골린(Cabergoline)이다. 카버락틴의 주요 효능은 유즙 분비의 예방 및 억제(젖 준비 억제) 및 고프로락틴혈증의 치료(무월경, 희발월경, 무배란, 유루를 포함한 장애 치료)이지만 나의 경우 난자 채취 후 복수가 차지 않도록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처방받았다.
카버락틴은 난자채취를 한 모든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은 아니며 채취 한 난자가 많아서 복수 찰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이다.
카버락틴 주의사항으로 이 약이 유당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유당분해가 어려운 환자에게 투여하면 안 되며, 임신중독증, 간부전증, 정신질환제 복용하거나 산욕성 정신질환 병역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가 금지되어 있다.
카버락틴 부작용으로는 복통, 소화불량, 위염, 오심, 두통, 어지럼증, 무력증,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 나의 경우 소화불량인지 변비가 심하게 왔다.
3. 이식에 사용되는 약물
1) 프로기노바 정
프로기노바 정 2mg(Progynova. 2mg)의 성분은 에스트라디올발레레이트(Estradiol Valerate)이다. 여성호르몬 중 천연에스트로겐으로 분류된 약인데 본래의 효능은 폐경여성에게 여성호르몬을 주입하여 갱년기 증상을 경감하거나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한 약제이다. 여성의 생리주기에서 생리직후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자궁내벽이 두꺼워지게 되는데, 시험관 아기 시술에서 자궁내막을 두껍게 하여 착상이 잘 되는 자궁 컨디션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사용되고 있다.
프로기노바 주의사항으로 폐경 후 여성에서는 자궁내막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에스트로겐 관련 질환이나 종양이 있는 경우, 뇌혈관 또는 관상동맥 질환 환자, 혈전색전증이 있거나 자궁내막증식증 환자 등에게 투여가 금지되어 있다.
프로기노바 부작용으로 가장 흔하게 체중 증가 또는 체중 감소, 두통, 복통, 구역, 발진, 자궁이나 질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하며 복용하거나 투여하게 되는 모든 약제들은 여성호르몬과 관련된 제제들이 대부분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주의사항과 부작용이 길게 표기된 약제이다. 시험관 아기 진행 과정 중 가장 오랜 시간 복용해야 하는 약제이기도 하므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2) 베이비아스피린
제품명과 상품명 모두 아스피린(Aspirin) 100mg 인 제품이다. 아스피린은 대체로 진통제로 알려져 있으나 적은 용량을 복용할 경우 혈전 생성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하는데 혈전 예방을 왜 하지? 생각할 수도 있는데, 혈전증이 발생하면 혈액의 공급이 자궁까지 도달하기 어렵고 자궁의 혈류가 잘 순환하지 않으면 배아의 착상 및 임신 후에도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혈류 문제로 자궁 내막이 얇은 경우에도 복용할 수 있으며, 배아 이식 전이나 후에도 혈액순환을 위해 복용하기도 한다.
베이비 아스피린은 유일하게 처방받지 않고 약국에서 구입하는 약물인데, 100mg 용량의 아스피린을 구입하게 된다. 조금 더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100mg을 저용량으로 간주하고 복용하고 있지만, 미국 식품의약품청에서 임신 20주 전후 NSAIDs(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하면 드물게 태아의 심각한 신장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했고,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2020년에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복용 금지를 권고했다.
여기서 말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에는 베이비 아스피린, 100mg 용량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보다 더 저용량인 81mg 제품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의 기준은 81mg이지만 한국의 기준은 100mg이므로 81mg 제품을 우리나라 약국에서 쉽게 구입하지 못하므로 직구를 하는 분들도 있는 듯하다. 아스피린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한국에서도 용량 조정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3) 사이클로제스트 질좌제
사이클로제스트 질좌제 400mg(Cyclogest Vag. Supp. 400mg)의 성분은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이다. 황체기 보충요법으로 사용된다. 여성의 생리주기에서 배란기부터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상승하기 시작하여 황체화가 진행되는데, 시험관 아기 인공주기에서 프로기노바 투여도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올려주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황체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프로게스테론도 인위적으로 투여함으로써 자궁의 환경이 배란이 되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위해서(인공적으로 배란기를 만드는 것)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을 질정의 형태로 주입하는 것이다.
사이클로제스트 질정은 400mg으로 고용량이어서 부피도 다른 질정들에 비해 큰 편이며, 질정이 질에서 점차 녹으면서 흡수하게 되며 흡수될 만큼만 흡수되고 배출되므로 찌꺼기가 많은 편이다. 너무 뜨거운 곳 또는 손으로 만지고 있을 경우 질정이 빠르게 녹는 형태이므로, 선선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질정을 삽입하고 나서 체내에서 녹아서 흡수될 수 있도록 30분에서 1시간가량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다 흘러버리니 흡수되기 힘들다.
사이클로제스트 부작용으로는 흔하게 졸음, 복통, 복부, 불편감, 유방통이 발생할 수 있다.
4) 유트로게스탄 질좌제
유트로게스탄 질좌제 200mg(Utrogestan Vaginal Suppository 200mg)의 성분은 미분화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Micronized)이다. 유트로게스탄 질정의 효과는 사이클로제스트와 같은 역할을 하며, 사이클로제스트보다 용량이 더 적은 만큼 크기도 작다. 이 질정은 먹는 약과 같이 캡슐로 포장되어 있는데 질좌제 이므로 복용하면 안 되니 주의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질정을 삽입하고 나서 30분에서 1시간가량 누워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유트로게스탄 질정은 약국에서 약과 어플리케이터를 함께 주는데 어플리케이터 끝부분에 질정을 올려놓고 질 깊숙이 삽입하면 된다.
5) 프롤루텍스 주사
프롤루텍스 주 25mg(Prolutex inj, 25mg)의 성분은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이다. 그렇기에 위 설명한 두 가지 질정과 역할이 같다고 볼 수 있다. 프로게스테론 투여한다는 것에서 역할이 같지만 여러 함량, 여러 형태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의 경험 상 고용량 질정(사이클로제스트)을 썼을 때보다 저용량 질정(유트로게스탄)과 주사(프롤루텍스)를 썼을 때 체내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게 나왔었다. 이 결과로 추측해 봤을 때 주사로 주입할 때 체내 흡수가 더 많이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프로게스테론이 잘 흡수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배아 이식 후 체내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일정수치 이상을 유지해야 임신 성공률이 높기 때문인데, 프로게스테론의 역할이 자궁내막이 흘러내리지 않게 유지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만약, 배아 이식 후 프로게스테론 제제 사용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임신이 되지 않았는데도 생리가 시작되는 경우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낮아서 자궁내막이 흘러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우 프로게스테론 제제를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프롤루텍스 주사 부작용으로는 흔하게 두통, 질출혈, 자궁경련, 투여부위 통증, 가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내가스, 복통, 구역, 변비, 질분비, 외음부 불편감, 가슴통증, 난소과자극증후군, 투여부위 혈종,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
6) 크녹산 주사
크녹산 주사 40mg(Cnoxane Inj. 40mg)의 성분은 에녹시사파린나트륨(Exnoaparin sodium)이다. 크녹산 주사는 혈액 응고 억제제인 헤파린 유도체(Heparin)이다. 혈전색전증 예방, 혈액 응고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헤파린이란 모세혈관 주변의 비만세포(mast cell)로 만들어며 기본적으로 D-글루코사민, D-글루크론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혈액응고 저지작용을 가진 뮤코다당류의 일종이다.
"혈전 예방"이라는 측면에서 베이비 아스피린과 같은 효과를 보이지만, 베이비아스피린은 생리주기 처음부터 복용하고 크녹산 주사는 배아 이식 후부터 맞게 되었다. 크녹산 주사를 맞는 이유에 대해 간호사에게 물어봤을 때 혈액 응고를 방지하여 지금까지 맞은, 맞을 주사와 약물의 흡수를 도와준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7) 에스트라디올 데포 주사
에스트라디올 데포주 10mg(Estradiol-Depot injection 10mg)의 주성분은 에스트라디올발레레이트(Estradiol Valerate)이다. 프로기노바와 같이 천연에스트로겐이며 자궁내막을 두껍게 해 주기 위해 사용된다.
나의 경우 생리 2일차, 생리 11일차에 병원 방문할 때마다 주사를 추가로 맞았다. 자궁내막이 잘 크고 있음에도 안전하게 시술하기 위해 추가 처방을 해 주시는 듯했다.
다른 주사들과 다르게 에스트라디올 데포주사는 근육주사이므로 병원 내 주사실에서 맞아야 하며, 자가주사로 처방되지 않는다.
8) 류코스팀 주사
류코스팀주사액 300 mcg(Leucostim Injection 300mcg)의 주성분은 필그라스팀(Filgrastim)이다. KPIC 약효분류에는 면역증강제, 콜로니자극인자라고 분류되어 있는데 본래의 용도는 암환자의 백혈구 촉진을 위해 사용되는데 우리의 경우 자궁내막을 두껍게 하고 착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맞는다.
9) 면역 글로불린 주사
아이비글로불린에스앤주10% 200ml(IV-globulin SN inj 10%. 200ml)이며, 주성분은 사람면역글로불린 G(Human immunoglobulin G)이다.
나의 경우 아이비글로불린 주사를 맞았지만 리브감마 주사도 면역글로불린 주사 중 하나이다.
nkcell 검사를 통해 수치가 높은 경우 면역 글로불린 주사를 맞아서 nkecll 수치를 낮추게 된다. nkcell 수치가 높은 경우 배아를 적(비정상세포)으로 보고 공격하면서 착상을 막기 때문에 반복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면역 글로불린 주사를 맞아서 nkcell 기능을 감소시켜서 이식한 배아를 적으로 보고 공격하는 것을 방어할 수 있게 되는 원리이다. B세포로부터 자가항체가 생성되는 과정을 억제시켜 면역억제작용을 가진 조절 T세포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면역 글로불린 주사는 일시적으로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것이므로 이식당일부터 3주 정도씩 주기적으로 맞아서 착상된 배아가 유지되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 글로불린 주사 주의사항으로는 주사 성분에 과민반응이 있거나, igA 결핍이 있거나 면역 결핍이 있는 경우 투여가 어렵다. 부작용으로는 발열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드물게 대상포진, 두드러기, 어지러움, 체중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10) 콩 주사
콩주사라고 불리는 이 주사는 인트라리피드 주사인데(intralipid inj) 성분이 정제대두유(purified soybean oil)이어서 콩주사라고 불린다. 콩주사 또한 면역글로불린과 같이 nkcell 수치가 낮추기 위해 처방되는 주사인데 작용 기전은 조금 다르다.
콩주사는 용액 안 지방산 중 오메가6 계절의 지방산의 대사과정에서 PGE2가 만들어지고, 이 물질이 nkcell 활성도를 여러기전으로 감소시키게 만든다. 이 또한 일시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이므로 1~2주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맞아야 한다.
차병원은 배아이식 때 휴대폰 소지가 불가능해서 이식 후에 콩주사를 맞았지만 사진으로 찍진 못했다. 동그랗고 작은 병에 하얀색 액체가 담긴 것이 콩주사였는데 액체의 질감이 끈적한 타입이라 혈관통이 꽤 심하다. 그 작은 병하나 맞는데 한 시간 정도 소요됐지만, 혈관이 찌릿찌릿하고 따가워서 회복실에서 잠을 잘 수는 없었고 그저 주사가 빨리 끝나길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시험관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약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궁금하기보다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액션(약/주사/질정)을 완료해야 하는 일명 "도장깨기"에 집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임신을 위한 이 모든 것이 호르몬제제이기 때문에 이런 하나하나가 내 몸에 어떤 작용을 주는지 어떤 과정으로 도움이 되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여정이 길어지면서 실패요인에 대해서도, 내 몸의 변화에 대해서도 내가 가장 잘 알아야 하고 빨리 알아차려야 하기 때문이다. 난임이라는 분야의 역사가 짧기에 원인불명의 난임이 많기도 한데 나 또한 평범치 않은 몸인 듯 하니 언제 이 여정이 끝이날 지 알 수 없다. 그저 했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척척박사가 되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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