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확인부터 지금까지 마음을 졸이며 지냈지만, 어느덧 임신 7주차가 되었다. 나는 시험관 시술을 했기 때문에 여전히 난임센터를 다니고 있는데, 난임센터를 졸업(산과로 옮기기 전 마지막 진료)하기 까지는 매주 초음파를 확인하고 주사와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지난주 6주차 진료에서 하나 더 발견 된 아기집으로 추정되는 것 때문에 많이 혼란스러웠다. 5주차부터 발견되어 추적하던 아기집도 평균대비 작은편인데 그보다도 한참 작은 아기집이였기 때문이다. 교수님께서는 아기집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말씀하셨지만, 모니터로 자세히 보니 그 작은 아기집에 그보다 더 작은 조그마한 난황의 반짝임을 보았기 때문에 아기집이긴 하겠구나 싶었다. 만약 아기집이 아니라면 피고임이나 빈공간일 수 있는데 이런경우 사라지니 한주 더 보자고 한 것이였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 임신초기 필수검사 중 하나인 "갑상선호르몬 수치"검사를 위해 혈액채취를 하고 왔었고 오늘은 그 결과를 들어야 하는 날이였다.
진료일 : 24/1/11 (7주 6일차)
1. 초음파
초음파를 보기 전 마미톡 바코드를 보여드려야 녹화를 해 주시는데, 초음파를 보고나서 보여드려야 하는 줄 알고 뒤늦게 보여드렸다.ㅠㅠ 초음파 보기 전 물어보지 않으셔서 당연히 초음파를 보고난 후에 바코드를 보여드렸는데, 이미 본 초음파는 새로운 바코드를 생성하셨던 것.. 지난주 초음파 때 마미톡 바코드를 주셨는지에 대한 기록이 초음파실에는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바코드를 찍고 다시 초음파 영상을 녹화해 주셨다.
꼭 초음파실 들어가면 "마미톡 바코드" 먼저 모여드리고 초음파를 보세요.
1) 7주차 아기 심박수
초음파 굴욕의자에 앉기 싫었다. 심장이 안뛰고 있으면 어쩌지.. 아기집이 안커졌으면 어쩌지.. 이런 걱정을 초음파실 까지 가져갔던 것이다. 주저주저 하면서 초음파를 봤지만, 내 걱정이 무용지물이듯 아가의 심장이 반짝반짝 깜빡이는 게 바로 보여서 다행이였다. 지난주보다 심박수는 더 빨라져서 171bpm으로 정상범위였다. 7주차 정상 심박수 범위는 126~149bpm이지만 나는 7주 6일, 거의 8주차가 다되어 왔기때문에 그보다 빨리 뛰는 것 같다. 8주차 정상 심박수 범위는 148~172라고 한다.
2) 7주차 아기크기(CRL)
아기의 머리끝부터 엉덩이끝까지(CRL) 1.54cm, 7주 6일로 추정되는 정상사이즈였다. 착상이 늦었는데도 열심히 그리고 빠르게 크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했다. 지난주 6주차 0.55cm였는데 일주일 새 1cm가 큰 것이다. 신기하다..
3) 7주차 아기집 크기(GS)
문제는 나의 작은 아기집. 7주차 아기집 크기는 1.8cm로 나왔는데 6주 1일로 추정되는 사이즈이니 아기보다 아기집이 약 2주정도 작다는 뜻이다. 7주차 정상 아기집 범위는 2.7cm여야 하는데 그보다 0.9cm 작으며, 지난주 1.21cm 였는데 고작 0.6cm 컸다는게 현실... 아기는 1cm 클 때 아기집이 0.6cm밖에 크지 않았으니 아기가 얼마나 답답할까.
아기크기 재는 초음파사진을 보면 아기집에 아기가 꽉 차있는게 보인다.
그리고 지난주 이벤트였던 하나 더 생긴 아기집은 커지지 않고 그대로인 듯 했고, 소실될 아이여서 인지 초음파실에서는 그 아기집은 더이상 사진으로나 영상으로 남겨주시지 않았다.
2. 혈압
온갖생각을 해가며 초음파를 보고, 혈압을 재고 진료실을 향했다. 혈압은 111 / 81 나왔는데 아무말씀 없으신거 보니 정상인 듯 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제부터는 병원 진료 전에 필수로 키/몸무게/혈압을 체크해야 한다고 한다. 임산부 중 간혹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 위험하므로 꼭 체크해야 하는 항목이다.
3. 진료
갑상선호르몬수치는 1.58이 나왔다. 정상범위는 0.1~2.5 사이라고 하는데 다행히 문제가 없어서 추가 처방이나 약은 필요하지 않았다.
매주 진료마다 아기집이 작은건 아니냐고 교수님께 여쭤보았지만 그에 대한 대답을 해주시지 않았는데, 오늘 다시 물어보니 아기집이 조금 작다고 대답해 주셨다. 아기집을 키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방법이 없는지 여쭤봤지만 아기집을 키우는 별다른 방법은 없어보였다. 자연스럽게 커지길 바래야 한다고만...
지난주 보였던 아기집은 커지지않고 그대로인 것을 보니 유산된 것 같다고 하시며 진료기록지에 "베니싱트윈"이라고 적으셨다.
* 배니싱트윈이란 쌍둥이 소실이라고도 하며, 나처럼 임신초기 아기집 하나가 소실되어 단태아가 될 경우를 뜻한다. 소실 된 아기집은 임신기간 동안 엄마의 뱃속에서 흡수되기도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남은 단태아의 출산 때 배출될 수도 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막상 유산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실감됐다. 단태아여도 너무나 행복했지만, 지난 일주일간 쌍둥이면 어떻게 살아갈지, 어떻게 키울지 상상을 하며 더 행복하며 더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다.
아기집이 두개여서 두개를 만들고 키우려다보니 소실되지 않은 아기집도 많이 크지 않았을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러면 지금부터는 잘 클런지.. 그것도 아무도 알 수 없다.
그간 매주 들었던 유산기나 피고임은 이제 없어졌다고 하셨지만 예방차원에서 타이유를 맞고 가라고 하셨다.
그리고 혈전 예방차원에서 맞고있던 크녹산 주사도 집에있는 것만 마저 맞고 종결이다. 내 배를 온통 보라돌이, 멍투성이로 만든 크녹산의 종결 소식이 너무 기뻤다.
< 유지하고 있는 호르몬제들 >
프롤루텍스 하루 2번 : 유지
크녹산 격일 1번 : 1/16까지 맞고 종결
유트로게스탄 질정 하루 2번 : 유지
베이비아스피린 하루 1정 : 유지
남은 호르몬 약제들도 빨리 종결했으면 좋겠다.
원래 7주차인 오늘이 난임센터 졸업하는 날이였다. (지난주 진료 때, 다음주가 졸업이에요 라고 말씀해 주심) 하지만 산과 예약은 9주차 이후부터 받는다고 하셔서 8주차 진료가 없다는 것이 불안해서 난임센터 졸업을 일주일 미뤘다. 교수님께 다음주까지 진료 봐달라고 요청하면 받아주신다.
* 난임센터 졸업시기 : 임신 6주차~8주차 사이(일산차병원 기준, 병원마다 다를 수 있음)
그리고 슬슬 입덧을 하는지 속이 울렁거려서 어지럽고 밥을 잘 먹지 못하게 됐다. 처음 겪어보는 증상에 대해 말씀드리니 입덧을 하는거라며 약을 처방해 주셨는데, "프리렉틴"이라는 약이고 자기전 2알 + 아침 1알정도 복용해 보라고 하셨다. 심할 경우 최대 하루 4정까지 복용할 수 있다.
아기집 키우는 방법을 검색해보면 루이보스차, 이온음료를 많이 마시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증명된 방법은 아니더라도 매일 루이보스차를 마시고 물을 마시고 있다. 심장이 반짝거리는 작은 아이가 건강하게 잘 클 수 있도록 아기집이 빨리 커졌으면 좋겠다.
4. 지금까지의 상황
시험관 4일배양 이식 후, 낮은 피검수치로 간신히 더블링을 합격하며 버텨오고 있지만 7주차인 지금까지도 아기집이 작다.
작은아기집의 예후를 검색해봤는데 가뭄에 콩나듯 만출사례가 있었고 대부분은 예후가 슬퍼서 글을 보며 많이 울었다.(감정이입) 그래서 더이상 염탐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그 가뭄의 콩이 되어서 나와 같은 걱정을 하시는 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다.
5. 우리아이 태명 짓기
그리고 우리 아이의 태명은 "반짝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뜻도 있지만, 초음파에서 봤던 작은 심장의 반짝임을 영원히 잊지 못할것 같다. 두번째 후보는 아기집을 크게 키우라는 희망을 담아서 "백평이"라고 지을까도 했지만, 추후 태명의 뜻을 물어볼 지인들에게 스토리를 늘어놓을 자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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