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26주 3일차
일산차병원에서 임당검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임신성 당뇨 검사란?
임신 전 당뇨가 없던 사람이 임신 20주 이후 당뇨가 발생하는 당대사 장애를 말한다. 임신성 당뇨에 걸리게 되면 태아가 과도하게 커질 수 있고 이로 인해 분만 손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며, 절반 이상의 경우 20년 이내 당뇨병이 다시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임신성 당뇨 검사 시기
이즈음에는 병원을 4주 단위로 내원하게 되는데 대체로 24주~28주 사이에 진행하게 된다.
임신성 당뇨 검사 방법
50g 포도당 시럽을 복용한 후 정확히 1시간 후 채혈을 통해 혈당을 측정한다.
임신성 당뇨 검사 유의사항
금식이 필요한 검사는 아니지만 검사 직전에 식사를 하거나 단음식(과일, 음료수, 초콜릿, 사탕)을 섭취하게 되면 검사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1시간~2시간 전에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공복으로 포도당을 섭취할 경우 만약 입덧을 하고 있는 임산부가 토를 하게 되면 재검사를 진행해야 하며, 어지러울 수 있으므로 식사를 하고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임당검사 하기 전에 급하게 "식단관리"를 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안 좋다고 한다.
진짜 임신성 당뇨가 있다면 검사에서 발견되어야 앞으로를 대비할 수 있는데, 순간적인 식단관리로 혈당을 내렸다가 다시 돌아간다면 임신후기에 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재검사를 진행하게 될 경우 1시간마다 3~4번 채혈을 하는 검사 과정이 매우 힘들지만 갑작스러운 식단관리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8시 30분 예약이어서 늦게 않게 도착했지만 8층 산과 채혈채뇨실이 8시 30분부터 시작이라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내 차례가 되었는데 오늘 임당검사 예약이 없다고 하는 게 아닌가?
지난 진료 때 예약하고 갔으니 다시 확인해 달라고 했지만 나더러 진료실 앞 간호사를 만나고 오라고 한다. 더워서 땀을 흘리면서 짜증이 난 채로 진료실에 가서 말씀드렸더니 임당검사 예약이 되어 있으니 가서 임당검사를 하고 오라고 한다. 서로 말이 다른데, 중간에서 내가 고생하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났다. 거기서 여기로 보냈는데, 여기서 거기로 보내면 똑같은 상황이니 다시 왔다 갔다 하지 않도록 확인해달라고 했더니 원무과에서 선결제를 해보라고 하는 답변이 돌아왔다. 나는 하이패스(후불 결제)를 신청해 두어서 수납 없이 진료를 볼 수 있었지만, 이날부터 신분증 필수 확인이 시행되어서 그런지 시스템이 이상했다.
수납을 하고 채혈채뇨실을 갔더니 예약이 들어왔다고 하시어 임당검사를 진행했다.
우선 소변검사(단백뇨 검사)를 하고 왔고, 8시 42분에 "디아솔에스액 50"을 한 번에 마시고 정확히 1시간 후인 9시 42분에 채혈을 하러 오라고 하셨다. 채혈을 위해서는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하지만 임당검사를 하는 경우, 번호표 없이 바로 오라고 하셨다. 정확히 1시간 후에 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포도당이 너무 달아서 울렁거리거나 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나는 달긴 달지만 먹을만했다.
남은 한 시간 동안은 초음파와 진료를 보기로 했다. 원래 입체초음파를 예약해 두었지만 비급여라서 비용이 10만원이라 비싼 것 같아서 일반초음파만 본다고 했더니, 입체초음파 예약을 취소하고 일반초음파를 다시 잡는 것이기 때문에 예약시간에 들어갈 수 없고 현장접수이니 기다렸다가 초음파를 보라고 하셨다. (이 시스템도 이상하다 생각함)
다행히 오전 이른 시간이라 대기가 없어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반짝이는 엄마를 안고 있는 형태라 입체초음파를 봤더라도 100프로 실패했을 것이라 하셨다.
간신히 콧구멍과 입모양이 찍힌 초음파 사진을 받을 수 있었다. 오른쪽으로 돌아눕고 왼쪽으로 돌아누우며 초음파 기계로 배를 흔들어도 봤지만 쉽게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뚝심 있는 놈..) 초음파 기계가 뒤통수를 투과에 엄마품에 파묻힌 얼굴을 찍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제 1키로가 넘었고 머리직경, 머리둘레, 복부둘레, 허벅지길이 모두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비록 얼굴은 못 봤지만 잘 자란다는 것에 만족했다.
진료까지 보고도 시간이 남아서 기다렸다가 9시 42분, 채혈까지 끝내고 약국에 들러 디클렉틴 받아서 귀가.
검사결과는 바로 다음날 카톡으로 왔고, 정상이었다.
5월 28일, 27주 4일
아무래도 입체초음파를 찍지 못한 게 아쉬워서 세컨병원으로 다니고 있는 연세그린맘스에 입체초음파를 보러 갔다. 컴포즈에서 초코라떼를 사서 비장하게 방문했는데 뜻하지 않게 심각한 이슈가 다시 터졌다.
지난 진료 때, 원장님께서 태아의 "심실중격결손"을 의심하셔서 차병원에서 정밀초음파 볼 때 확인해 보라고 말씀 주셨었다. 차병원 정밀초음파 때는 이상소견이 없어서 안심하고 살아가고 있었는데 오늘도 연세그린맘스 원장님은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심실중격결손을 보셨다. 저번 진료는 20주 전이라 의심이 된다는 정도였지만 27주가 지난 현재 상황에서는 3미리~4미리 정도의 결손이 보인다고.. 출산은 큰 병원에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소견서를 작성해 주신다고 했다.
심실중격결손이란?
2024.06.14 - [건강정보] - 심실중격결손(VSD) 종류, 원인, 진단방법, 예후, 관리법
원장님이 두 번이나 보셨으니, 나로서는 다시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기의 심장 검사를 하기에는 큰 병원이 확실할 것 같다고 하셔서, 바로 전원을 해야 하는지 어째야 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더군다나 지금 의료파업 때문에 빅5 병원 진료를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출산까지 가능할지는 미지수.
게다가 사는 곳이 일산이다 보니 빅5 병원 중 가까운 곳은 세브란스인데, 그마저도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남은 임신기간 동안 다닐 수 있을지, 응급상황이 터졌을 때 병원까지 갈 수 있을지, 온갖 걱정이 된다.
무튼, 오늘의 목적은 입체초음파였는데..
반짝이는 오늘도 다리를 접고 웅크리고 있어서 입체초음파는 여러 번 실패했고, 진료실을 들어갔다 나왔다 세번 반복한 끝에 얼굴의 30% 정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안녕 아가야. 반가워 :)
아직 누굴 닮았는진 모르겠지만, 코는 남편을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짝이는 금세 200g이 늘었는지 1.2kg가 넘어갔다.
6월 3일, 28주 3일
세브란스 병원에 진료를 보러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6시 반좀 넘어서 집에서 출발하니 7시 50분쯤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8시에 수납창구가 열려 접수를 하고 산과로 이동해 혈압/키/몸무게를 재고 진료실 앞에서 조금 기다렸다. 간단하게 교수님과 진료를 먼저 봤다. 소견서를 이미 보셨기 때문에 긴 이야기는 생략하고 바로 초음파를 보고 오라고 하셨다. 진료실 바로 옆이 초음파 실이였다.
초음파는 정밀초음파를 보는 것 같았는데,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서 측정하는 것보다 더 자세하게 여러 항목을 보는 것 같았다. (무지한 나로서 아무것도 알 수 없음) 전공의로 보이는 선생님이 초음파를 봐주셨고, 나중에 교수님이 오셔서 직접 초음파를 봐주셨다.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시는데 "이 정도면 normal 아니야?"라고 하는 게 들렸다. 조금 안심해도 되는 걸까..
진료실로 오라고 하셔서, 다시 진료실을 향했다.
질초음파로 자궁경부 길이를 쟀을 때 2.7cm여서 조금 짧은 것 같다곤 하셨지만 위험한 정도는 아니니 조금씩 걷는 건 괜찮다고 하셨다. 그리고 태아의 심장에 대해 테이블에 있는 심장 모형을 가지고 설명해 주셨는데,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 부분이 막혀있지 않고 혈액이 서로 흐르는 것이라고 하시는데, 나의 태아의 경우 아주 애매한 상황이라고 했다.
소견서를 작성해 주신 병원 원장님이 보신 부분이 어디였는지는 확인했지만, 그 부분이 매우 작아서 "심실중격결손을 확진"할 만큼은 아니며, 아직은 의심이 되는 "의증"정도라고 하셨다. 태아가 워낙 작다 보니, 그 작은 태아의 심장은 더 작고 심실사이의 구멍을 확인하는 것도 크게 확대해서 보는 것이기 때문에 확진을 낼 정도의 크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태어나고 나서 심장초음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하셨다. 고위험으로 분류될 만큼의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출산은 여기서 해도 되고 원래 다니는 병원에서 출산하고 소아과 진료를 봐도 된다고 하셨지만 지금처럼 사회이슈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타 병원에서 출산 후 소아과 진료를 잡는 것이 어려울 수는 있다고 한다. 만약 세브란스에서 출발하게 되면 출산할 때 소아과 협진은 가능하니, 고민해 보라고 하셨다.
우리에게는 다시 고민거리가 생겼다.
온 김에 백일해 접종도 맞았다. 대부분 백일해 비용이 5만원정도 하는데 세브란스에서는 백일해 접종 비용이 2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다.
단, 세브란스 산과를 통해서는 산모만 백일해 접종을 맞을 수 있고 남편은 가정의학과 쪽으로 접수하고 백일해 주사를 맞을 수 있는데 진료비+접종비까지 하면 비싸지기 때문에 동네에서 맞는 게 낫다. 세브란스의 대기가 길 것 같아, 나만 맞고 남편은 집에 오는 길에 차병원에서 맞았다.
병원별 백일해 주사 비용 확인하기
위 사이트에서 지역을 선택하고 "비급여 진료비 항목"에서 "Tdap" 또는 "백일해"라고 검색해서 나오는 항목을 선택해서 조회하면 된다.
세브란스의 경우 "아다셀주"였고, 최근 정보에 의하면 "부스트릭스" 공급에 문제가 생겨 대부분 "아다셀주"를 맞는다고 했다. 종류는 크게 차이가 없는 듯 하니, 다니는 병원 또는 사이트에서 저렴한 병원을 찾아가서 맞아도 될 것 같다.
산모의 경우 태아가 태어나기 전부터 항체를 어느 정도 만들어 주기 위해 백일해 주사를 맞지만, 신생아와 밀접하게 접촉하게 되는 사람들도 백일해 접종이 필수로 권고되고 있다. 남편, 친정부모님, 시부모님 중에서라도 아이를 자주 보게 되는 경우 접종을 맞아야 한다.
참고로, 친정부모님이나 시부모님의 경우 최근 10년 이내 "파상풍 접종 주사"를 맞으셨다면 백일해까지 같이 맞으셨을 가능성이 높다. Tdap라고 하는 것이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3종으로 묶여있는 접종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차병원에서 출산하게 되면 나중에 아기 심장초음파 진료를 보기 위해 세브란스를 가야 하지만, 의료파업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 상황에 초진을 잡는 것 자체가 진기명기일 듯 해서 불안하다. 그렇지만 병원이 집과 가까워서 2주마다 있을 진료를 다녀오기 쉽고 만약에 발생할 응급상황(양수가 새거나)에 대처하기 쉽다. 산후조리원과의 거리도 가까워서 신생아를 데리고 다니는 시간이 짧다.
세브란스에서 출산하게 되면 거리가 멀어서 진료 보러 다니는게 쉽지않고 응급상황에 많이 당황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에 휴진하게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제일 크다. 그럼에도 고려하고 있는 이유는 출산과 동시에 소아과 협진이 가능해서 바로 아이의 심장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려사항 중 가장 차순위 이긴 한데, 병원비 차이도 많이 나긴 한다..
다들 뭐 그리 고민하냐. 큰병원가는게 낫다는 의견이다. 그치만 전체휴진이라는 단어가 뉴스에 계속 나오고 있어서 영 불안하다...
'나의 임신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1주차 : 일산차병원 산모교실(미리 배우는 모유수유 편) (1) | 2024.07.05 |
---|---|
26주차~30주차 : 육아템 준비(샘키즈, 다이소 수납함, 본베베 매트, 매직캔, 마더케이, 아토팜), 핫딜 가격 정보 (1) | 2024.06.21 |
22주차~25주차 : 베이비샤워, 태교여행, 베이비페어(뜬금 일상) (3) | 2024.06.05 |
임신 18주차~21주차 : 첫태동, 복통, 심실중격결손, 정밀초음파, 압박스타킹 처방 (0) | 2024.05.17 |
임신 16주차 : 2차 기형아검사, 성별 확인, 검사결과, 일산동구보건소 선물 (0) | 2024.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