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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임신이야기

33주~34주차 : 친구랑 만삭촬영, 일산차병원 검진, 일산차병원 힐링족욕

by 뭉글몽글 2024. 7. 29.

 

 

출산이 임박해 오니 예전보다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출산하면 못하는 것들을 부지런히 즐겨보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1. 우정 만산촬영(33주 2일)

나는 운이 좋게도, 친구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하게 되어서 여러모로 좋다.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기도 하고, 육아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어서 말이다. 이번에는 더 늦지 않게 우정 만삭촬영을 하기로 했다.

 

평소에 사진찍은걸 안 좋아하는 편이라, 결혼할 때 스튜디오 촬영도 안 했었는데 이번에 친구랑 만삭촬영은 셀프스튜디오에서 자유롭고 재밌게 찍으며 놀고 왔다. 지금 뱃속에 있는 아이가 첫째가 될지, 외동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렇게 친구랑 같이 임신한다는 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기에 특별하게 느껴졌다.

 

우정 만삭촬영우정 만삭촬영

 

한 시간 동안 100여 컷의 사진을 찍었고, 각자 남편들과도 간단하게 사진을 찍었다. 내가 8주 정도 빠르다 보니 더 크긴 하다..!

 

 

 

 

2. 일산차병원 진료, 검진(33주 6일)

약 2주만에 일산차병원 검진을 왔다. 평소처럼 소변검사 하고, 혈압 측정하고(최고 119mmHg, 최저 76mmHg, 맥박 118bpm), 신체계측 하고(몸무게 +8.9kg) 초음파를 보러 초음파 실로 향했다. 이번 진료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친정 엄마와 함께해서 조금 특별했다. 엄마는 초음파를 보는 내내 신기해하고, 병원을 가기 전부터 기대하는 모습을 보니 함께 병원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평소에 같이 오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반짝이는 그새 또 큰것 같았다. 여전히 손과 발을 얼굴 앞에 모으고 있는 상태여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고, 여전히 내 배꼽 쪽에 머리를 두고 내 골반쪽에 엉덩이를 두고 있는 역아 상태였다. 태동이 부지런히 있었던 터라 역아탈출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아직은 여전히 같은 곳에 위치해 있는 우리 아가.

머리카락도 자라서 하늘하늘 떠다니고 있다고 했는데(아래 오른쪽 초음파 사진) 어떤게 머리카락인지 나는 잘 모르겠더라.

 

33주 초음파33주 초음파

 

 

태아의 채중은 이제 2166g으로 2kg을 돌파했고, 복부둘레는 작지만 머리직경과 머리크기는 주차 평균 대비 조금 큰 편이었다.

 

33주 열달후에

 

 

아이는 문제없이 잘 크고 있지만 역아 상태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역아의 경우 자연분만이 어려우므로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데, 90%의 태아는 마지막달에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면서 자연스레 자궁 쪽으로 머리를 향하는 자세를 하는데 10%의 경우 나처럼 역아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줄곧 자연분만을 선호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제왕절개를 할 수밖에...

 

다음 진료까지 수술 날짜와 시간을 생각해 와야 하고, 막달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3. 일산차병원 산모교실 :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힐링족욕(34주 5일)

한 달 전에 예약해 둔 일산차병원 산모교실 힐링족욕을 받는 날인데, 아침부터 하늘에서 물을 퍼붓는 정도의 장대비가 내렸다. 분명 비도 안 오고 날씨가 괜찮아 보여서 씻고 나왔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람?

 

이 비를 뚫고 족욕을 하러 가다간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서 안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신기하게도 족욕시간 20분 전에 비가 그치고 멀쩡해지는 게 아닌가?

 

거리가 가까워서 후다닥 족욕을 받으러 나갔다.

 

 

일산차 족욕일산차 족욕

 

힐링족욕은 이 "하늘정원"이라고 적힌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10시부터 오픈되는 데, 앞에서 가드분께 족욕 초대장(문자)을 보여드리면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고, 가장 위쪽 RF 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엘리베이터는 곤트란쉐리에 쪽에 있다.

 

일산차 족욕일산차 족욕

 

도착하면 족욕기에서 발을 한번 씻으면, 따뜻한 물을 받아주시며 라벤더 색깔의 바스솔트를 넣어 주신다. 30분간 앉아서 족욕을 즐기면 되고, 끝나면 옆에 구비된 수건으로 닦으면 힐링족욕은 끝.

 

일산차 족욕일산차 족욕

왜 족욕은 소수정예일까 싶었는데, 자리가 5개밖에 없어서 그런 것이었다. 이 날은 비가 많이 왔었던 터라 신청한 5명 중 나 포함 2명만 참석해서 조용하게 멍 때리면서 족욕을 할 수 있었다. 의자 간 거리가 멀고, 의자도 동그랗게 말려있는 소파 형태라서 프라이빗한 느낌이 있다. 족욕을 하고 있으면, 매니저께서 따뜻한 히비스커스 차를 내어 주신다.

 

 

 

 

 

비가 와서 습하고, 더웠지만 미지근한 물에 족욕을 해보니 내심 기분은 좋아진 것 같다. 임신 소양증으로 손발과 배가 가려운 요즘이었는데, 긁어서 터진 내 발가락이 족욕효과로 인해 퉁퉁 불어서 각질이 싹 벗겨졌다!

 

여기 상주해 계시는 매니저님이 힐링족욕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진행되니 8월에도 받으러 오라고 하셨는데, 계산해 보니 8월엔 바로 출산이라 족욕을 다시 오긴 힘들 것 같다. 가을이나 겨울에 족욕을 한다면 만족도가 더 높을 것 같다. 그리고 일산차병원 산모교실은 일산차병원을 다니는 산모가 아니어도 임산부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고 한다.

 

 

 

이제 35주, 36주, 37주까지 3주 정도 남았다. 왜냐하면 제왕절개는 38주차로 잡을 예정이기 때문... 39주차로 넘어가게 되면 진통이 오거나 양수가 터질 수 있는데, 자연분만이 불가한 상황이기 때문에 응급제왕을 들어가야 해서 38주차로 수술일정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기나긴 임신기간이 끝나가고 있다. 준비기간부터, 임신 초기에도, 중기에도 이벤트가 많았는데 하나하나 여전히 생생한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무엇하나 일반적이지 않았지만 나의 인생 동반자와 함께 우리는 단단해지고 있는 중이며, 이 과정을 겪으며 부모가 될 준비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남은 기간도 소중한 시간으로 채워 볼 예정이다.